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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. 교통사고 사건에 관하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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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법률사무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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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음 교통사고 사건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.

 

저는 교통사고 사건을 보면 때로는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우울하고 슬퍼질 때가 있습니다.

 

폭력사건 같은 것은 어떻게 보면 지들끼리 싸운 거니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여지도 있습니다.

 

그런데 이 교통사고 사건은, 그야말로 아무 잘못 없는 선량한 사람이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심도 갖추지 못한 부주의한 운전자로 인하여 인생 전체가 망가지는 것입니다.

 

얼마 전에도 소주 넉 잔 정도를 마신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따라 길을 건너던 69세 할머니와 여섯 살 난 손주를 치어 중상을 입힌 사건이 있었습니다.

 

할머니와 어린애는 다같이 머리를 크게 다쳐 할머니는 전치 12, 어린애는 전치 2개월의 상해를 입었다는 진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.

 

저는 기록에 붙어 있는 진단서를 바라보면서 그 할머니와 어린애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.

 

사랑하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횡단보도를 따라 길을 건너다가 아무런 죄 없이 사고를 당한 그 불쌍한 어린애는 과연 2개월만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장난치면서 뛰어놀 수 있을까?”,

 

혹시 세상에 나온 지 불과 5년 만에 음주운전자로 인해서 영원한 불구가 되어 한평생 인간 구실도 제대로 못하고, 남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불행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?”

 

또 그 불쌍한 할머니는 12주일 후에는 다시 저녁때 손주 손 붙잡고 이웃으로 마실 다니고, 누가 소주 한잔 받아 주면 어깨춤 덩실거리며 흥겹게 놀 수 있을 것인가? 혹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시름시름 앓다가 그대로 돌아가시는 것은 아닐까?”,

 

사람의 인생은 끝이 좋아야 한다고 하는데, 부모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면 매년 제사모실 때마다 자식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무겁고 참담할 것인가?”

 

물론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모든 잘못을 돌릴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.

 

도로 양쪽과 인도에까지 아무렇게나 불법 주차를 하여 할머니와 어린애를 자동차 사이에서 빠져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게 함으로써 운전자로 하여금 뒤늦게 발견하게 한 사람들, 마찰을 빚거나 인심을 잃을까 봐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공무원들, 이들 모두가 교통사고의 공범자일 것입니다.

 

1999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상자수는 70만 명을 상회하는데, 이는 전주시 인구에 맞먹는 숫자이고, OECD 국가들 중 가장 많은 숫자임.

 

우리는 언제까지 길 한번 건너는데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건지,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인지, 늘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합니다.

 

 

(2000. 5. 15.. 안동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특별강연, '지역에 있어서 법의 탄력적 적용' 중에서)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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